자, 이제 너의 자구를 내놔라.

 
24년도에 꼭 이루고 싶었던 몇 가지 목표가 있었다.
 
듀오링고 1년 출석하기, 중국어 자격증 취득하기, 한 달에 책 5권 읽기, 이런 목표들 중에서 솔직한 욕심을 담아서 채워 넣었던 목표 하나가 '이오난사 번식에 성공하는 것'이었다. 총 10개 정도의 목표를 세웠고 그중 절반 이상을 해내고 있지만 이오난사의 번식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틸란드시아 이오난사

 

 
식물을 키우는데 크게 관심이 없었던 나는 집안에 몇 개의 화분을 두었지만 모두 원해서 들인 것들은 아니었다. 회사에서 승진 선물로 돌렸던 선인장이라던가, 집들이 선물로 누군가가 사온 것들이라던가. 친구의 꽃집 개업 기념으로 가볍게 구입한 이오난사라던가. 그래서 식물들에게 큰 애정은 없었다. 그냥 적당히, 죽지 않고, 현상유지. 그 정도.
 
그러다가 어느 날, 물을 주고 난 후 한 낮의 햇빛을 잔뜩 받으며 생명력으로 반짝이는 화분 속 식물들이 눈에 들어왔다. 10년 가까이 살고 있는 이 집에서 10년 가까이 같은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식물들이 왜 그렇게 아름다워 보였는지. 3년 전 어느 날부턴가 식물들에게 정을 주기 시작했다. 
 
이오난사는 6-7년 전에 친구가 개업한 꽃집에서 구입했다.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잘 자라고 공기 정화에도 탁월하다는 말에 별 뜻 없이 두 포기 구입했다. 한 포기는 들인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말라죽었고 한 포기 역시 상태가 좋지 않았다. 한 달에 한 번 선인장에 물 주는 방식을 다른 모든 식물들에게 동일하게 적용했으므로 솔직히 1년을 산 것도 대단하다고 지금에 와서 생각한다. 
 
어쨌던 식물에게 정을 주기 시작한 그날부터 식물들에게 알맞은 물 주기 시기들을 공부했다. 이오난사는 일주일에 한 번, 어떤 곳은 두세 번, 등등 사람들마다 말하는 게 달라서 그냥 일주일에 한 번, 물에 한 시간 정도 푹 담갔다가 말려두었다. 그러다가 이오난사에는 '자구'라는 것이 생긴다는 걸 알았다. 
 
이전에 키우던 스투키 본체 옆으로 작은 스투키들이 나왔을 때, 처음엔 그냥 그렇게 번식하는 줄만 알고 그대로 뒀다가 모체들을 모두 죽인 일이 있었다.  크고 작은 변화를 싫어하는 나는 모체가 죽고 번식할 바에는 그냥 이대로 평생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오난사는 그런 식으로 모체가 완전히 죽지 않고 자구를 키워내서 번식한다는 내용을 보고 나의 작고 귀여운 이오난사의 '자구'를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올 해 목표는 이오난사의 자구를 키워내기, 그렇기 때문에 물도 제대로 주고 매일매일 분무기로 충분히 수분을 제공하고 또 매일 들여다보며 상태를 확인했다. 여름쯤엔 만나지 않을까, 했지만 실패. 그래도 예전보다 튼튼하고 어여뻐진 덕분에 마음의 위안을 삼고 키워내고 있었다.
 
그러던 중, 얼마 전부터 이오난사의 색이 눈에 띄게 달라지고 있었다.  
식물의 색이 달라지는 게 무슨 뜻인지는 정확하게 몰랐지만 꽃집에서 만나는 크고 예쁜 이오난사들은 모두 붉은색을 띠고 있길래 나쁘지 않은 상태라고 생각했다. 아침저녁으로 분무를 충분히 해주면서 잘 자라라, 건강해라, 아껴주기를 여러 날.
 
그래도 번식에 성공하고 싶은 마음에 인터넷을 뒤지다가 모체에서 보라색 꽃을 피운 후 자구가 생긴다는 것을 알게 된다. 어라? 보라색 꽃? 아침에 물을 줄 때 정 가운데에 뭔가 있는 것 같아서 괜히 만지작거리다가 나왔는데... 하고 지금 가서 사진을 찍어보니...
 
짜잔-!

 
진짜 생각도 못 했다.
내가 무언가의 꽃을 피워낼 수 있는 존재라고는. 괜히 마음이 찡하고 뿌듯하다. 사진만 봐도 벌써 마음이 절절하다. 꽃을 피우고 자구를 맺고 키워내겠지? 그래도 모체가 죽지 않게 노력할거다. 모체가 나와 오래오래 함께 했으면 좋겠다. 그래도 11월이 끝나기 전에 목표 중 하나를 이룰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가슴이 뛴다. 
 
꽃을 피워낸 이오난사는 얼마나 아름다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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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일요일 점심 푸드는 '파파존스 페퍼로니 피자'로 결정.
원래는 몸과 마음이 건강한 상태로 맥주와 함께 즐기는게 목표였지만 며칠 전부터 잔기침을 하고 몸이 으슬으슬 춥고 근육통이 느껴져서 맥주는 생략하고 약간의 스파클링 와인과 제로 콜라로 대신했다.
 
어쩐지 사각커팅이 더 맛있게 느껴지는 파파존스 피자, 그리고 꼭 시켜야 한다는 브라우니도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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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프리퀀시도 모을겸, 사용해야 하는 기프티콘도 소진할 겸, 산책도 할 겸, 집 근처 스타벅스에 들렸다. 
겨울이면 마셔줘야하는 토피넛 라테, 휘핑 많이.
 
나는 시즌 메뉴를 딱 두 번 마신다. 개시한 후 한 번, 시즌 메뉴 종료 전에 또 한 번.
싫어서라기보다는 나이가 들수록 단 음료를 멀리해야 하기 때문에...
 
그래서 개시 후 첫 토피넛 라떼, 휘핑 많이.
이 정도 휘핑이면 나는 프로포즈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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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 챌린지를 한다는게 생각보디 쉽지 않다.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다 보면 놓치기 일쑤.
그리고 매일매일 써야할만큼 삶이 다채롭지도 않은 탓에...
 
하지만 재미있는 것도 사실.